현대미술 감상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미술전시장을 찾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현대미술 전시장에
가보면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뜻 모를 작품들이 많다. 누구한테 물어보기도 쑥스러워 대충 고개를 끄덕여 보지만, 알다가도 모를게 현대미술이란
생각도 든다. 화가들은 괴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나? 좀 알기 쉽게 사실적으로 그릴 것이지, 뭐가 뭔지도 모를 암호 같고 기괴하기까지 한 그림을
예술품이라고 전시를 하니….
왜 예술가들은 객관적인 사실묘사를 벗어나 저마다의 독창적인 표현을 하게 되었을까? 예컨대 사진기의 발명은 미술표현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모델과 몇날 며칠, 경우에 따라서는 몇달씩 씨름하며 그려야만 했던 초상화를 단지 카메라의 터를 누르는 일로 대체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당시만
해도 귀족이나 부자들의 초상화를 그려 생계를 유지하던 화가들은 사진과 다른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도 예술가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산업혁명과 세기적인 발명과 발견들, 곧 인간의 과학과 이성의 소산이
인류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는 현실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래서 화가들은 객관적인 대상보다는 감성적이고 주관적이며 때로는 초현실적이고 원시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고 창작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사과'라 할지라도 배부른 사람이 보는 사과와 굶주린 사람이 보는 사과는 그 느낌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상 그
자체보다 대상에 대한 각 사람의 느낌을 더 중요하게 여겨 개성적이고 주관적인 표현을 다양하게 발전시켜 왔다고 볼 수 있다.
<함께 해봐요>
당당하게 미술작품 앞에 서자. 그리고 가장 솔직한 상태로 작품이 주는 느낌에 반응해보자.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여도 상관없다.
하나의 `사과'를 사람마다 다르게 인식할 수 있는 것처럼 작품도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감상될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하자.
작가의 의도나 표현방법, 재료 등에 대해 궁금하다면 안내원이나 화가에게 물어보라.
“이 작품은 무슨 의도로 제작되었나요?” “표현 방법이 독특한데, 무슨 재료를 쓰셨나요?”
대개의 화가들은 자기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감상자들을 무척 반가와 한다.
기진호/서울 문성초등학교 교사·화가artk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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