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한듯 똑같은 그림, 정말 그런가 관찰하게끔 해야
아이들의 그림 중에서 〈참고그림1〉과 거의 비슷한 사람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사람의 손과 발은 그저 둥근 형태로 나타냈고, 동그란 얼굴에 눈, 코, 입 등을 대충 그려 넣고 머리카락 모양은 가로로 죽 그은 선분으로
대신했다. 또한 옷차림도 단순하다. 사람마다 옷차림이나 머리모양, 얼굴 생김새 등이 모두 다른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관념적인 사람 모습을 반복해서 그리는 것이다.
풍경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참고그림2〉처럼 정형화된 구름을 그리고, 하늘의 색깔과 혼동해 파랗게 칠하기도 한다. 산도 삼각형 두개나 세개를
그리는 것으로 끝이다. 한쪽 귀퉁이에 나무를 그리되 도화지 가장자리에 반쯤 잘린 모양으로 그리는가 하면 나무의 줄기는 마치 톱으로 잘라 다듬은
듯하다. 해를 빼놓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 산과 산 사이에 삐죽 내밀게 하든지, 도화지 오른쪽 끝 부분에 부채꼴 모양으로 등장한다(해를 왼쪽에
그리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표현들은 미술지도를 특별히 받지 않은 낮은 학년 아이들의 그림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이렇게 개념적인 그림을 반복하는 아이들에게는 먼저 부분적으로 관찰의 관점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예컨대 늘 똑같은 옷차림을 그리는 아이에게
주변사람이나 만화책의 인물들의 옷차림만을 따로 떼어서 살펴보게 하는 것이 좋다. “만화에서 모든 등장인물의 옷차림이 똑같다면 어떨까?”처럼
관찰을 유도하는 질문과 함께 말이다.
함께 해봐요
만화책이나 잡지책을 뒤져가며 등장하는 사람들의 머리 모양만을 오려보거나 머리윤곽 그림에 다양한 머리
모양을 그려 넣어보자. 또 머리 모양의 변화에 따라 인물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요즈음 유행하는 머리 염색이나 특이한 머리 모양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얘기해 보자.
기진호/서울 문성초등학교 교사·화가artkee@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