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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맞춘 적절개입 바람직 섣부른 ‘기능’ 지도 역효과
창의성을 오해하여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그냥 내버려두어야 자유롭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교사가 아이의 표현활동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일면 일리는 있지만 아이들의 미성숙함을 간과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의 미술표현은 발달정도에 따라 ‘난화기-전도식기-도식기-또래집단기-의사실기-사실기-결정적 시기’(로웬펠드의 분류)를 거치며
변화하는데, 각 시기에 맞는 적절한 지도가 이루어져야 잠재적인 표현능력을 효과적으로 꽃피울 수 있게 된다. 예컨대 투시원근법이나 명암법 같은
기능은 스스로 깨우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
미술시간에 교사의 역할은 그저 방관자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아이들의 표현이 발전되고 미적 안목이 성숙하도록 끊임없이 교육적으로 개입해야
하는데도 학교 현장에서 미술시간은 교사에게 ‘편한시간’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연필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에게는 크레파스나 색연필 같은 재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색채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채물감 다루는 법도 일러주어야 하고 먹이나 아크릴 파스텔 등의 다양한 미술재료들을 다룰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사물을 늘 똑같은 방식으로
대하는 아이에게는 사물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도록 유도해야 하고, 사실적으로 사물을 그리고 싶은 아이에겐 투시원근법에 대한 이해를 도와야 한다.
또 동서양의 명작들을 감상할 때 작가와 작품에 얽힌 정보들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으며, 생활 속에서 간과하기 쉬운 미적인 요소들을 찾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창의적 생각이 집요한 노력에서 얻어진 것이듯, 미술적 창의도 끊임없이 미적인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미술재료를 다룰 줄 알며, 표현기술도
익숙하고, 미술가와 미술작품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갖추고 있을 때 가능하다. 때문에 탁월한 미술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표현의 특성에 따라 그
아이에게 맞는 지식과 정보를 적절한 시점에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섣불리 기능만 앞세운 지도는 아이의 창의력과 자기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제한하는 결과를 빚는다는 점도 명심하자. <끝>
기진호/화가 artk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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