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김진호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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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162.2x130.3cm/유화/2012
balloons/162.2x130.3cm/oil/2012



글: 이정현

0-1
"세상에 뚜렷한 것이 얼마나 될까?

희박한 사람들에게
햇빛의 무늬를 베껴주고 싶다

(...)

모든 흔적은 형태가 된다

언덕은 바람으로 불어 내려오고
골목은 긴 폐곡선이 된다
너의 의자가 되고 내 그림자가 된다
그릴 수 없는 그림이 된다"(박시하 <타이포그래피> 인용)

0-2
기김진호의 '풍선연작'을 앞에 놓고 나는 김정환의 저 테제를 떠올린다. 그의 말을 복기해보자. '전망은 그릴 수 없는, 아름다운 그림'(김정환)이다. 그의 말마따나 전망은 보여지지 않는 그 무엇이다. 화가는 보여지지 않는 그 무엇을 화폭 안으로 불러들여 재현해내는 자이다. 그가 그려낸 '아름다운 그림'의 대게는 이런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너'는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데, 하여 '보이지 않는 전망'인데, 나는 너를 세상에 불러들였다. 이것이 화가의 방식이다.

그러나 그는 안다. "어떠한 그림도 회화를 완성하지 못하고, 심지어 어떠한 작품도 절대적인 의미에서 완성될 수 없다"1)는 걸 안다. 결국, '전망은 그릴 수 없는, 아름다운 그림'이다. 이것은 시인의 언어이면서 철학자의 언어이다. 하지만 동시에 퐁티는 말한다. "눈은 영혼에게 영혼이 아닌 것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는 기적을 행한다. 눈을 통해 영혼은 사물들의 행복한 영역에, 그리고 사물들의 신 곧 태양에 다가갈 수 있다."2)

0-3
이제 내기를 걸어보련다. 이 세상의 전망은 그릴 수 없는 이미지로 가득차 있지만, 화가는 세상이란 이미지를 자신의 상상력으로 끌어내려, 화폭 위에 사유의 한 형태를 불러들일 것이다. 상상력은 일종의 현현顯現이다. 저곳에서 이곳으로 끌어내리기 혹은 그것을 호명하기.

장 폴 샤르트르는 이렇게 말한다. "이미지는 하나의 사물이 아니라 하나의 행위이다." 선배 철학자의 그 말을 받아 조르주 디디-위베르만이 이어 말한다. "이미지들 앞에서 우리는 동사들을 동원해 그것들이 무엇을 하는지, 그것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하는지 말해야 한다. 단지 형용사와 명사만으로 그것들이 무엇인지 말한다고 믿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3) 나는 그들의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말한 '행위하기', '동사화하기'는 세계란 이미지 안에 가득한 그릴 수 없는 전망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변모시킬 것이다.

0-4
보라. 화가의 손이 여기 있다. 그는 자신의 손을 눈이 쫓는 지점을 향해 던질 것이다. "눈을 통해 영혼은 사물들의 행복한 영역"(퐁티)에 들어갈 것이다. 화가는 데카르트주의자가 아니다. 모든 시지각이 신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믿는 데카르트주의자와 달리 화가는 "모든 어려움을 무릅쓰고, 영혼에 창문이 있다는 신뢰를 받아들인다,"4) 그는 "장소 없이 존재하는 영혼은 몸에 묶여야 하고, 몸에 묶임으로써 영혼이 아닌 모든 것의 비밀과 자연의 비밀을 배워야 한다"5)고 말한다. 그 말은 정당하다. "영혼에게 영혼이 아닌 것으로 들어가는"(퐁티) 기적의 순간을 그는 만들어낼 것이다. '전망은 그릴 수 없는, 아름다운 그림'(김정환)이지만, 영혼의 창문을 열고 화가는 그 그림을 소환해 낼 것이다.

"시간을 운구하는 손이여/ 마름질하는 기억이여"(임선기 <풍경 2> 인용)

1) 모리스 메를로 퐁티, <눈과 마음>, 마음산책, 2008, 157쪽
2) 퐁티, 앞의 책, 138쪽
3) 조르주 디디-위베르만, <반딧불의 잔존-이미지의 정치학>, 길, 2012, 165쪽
4) 퐁티, 앞의 책, 138쪽
5) 퐁티, 앞의 책, 138-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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