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김진호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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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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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k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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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45.5x53.0cm/유화/2012
cat/45.5x53.0 cm/oil/2012





글: 이정현

9-1
화가 K는 '마네킹 연작' 이후, 일련의 '풍선 연작'을 그린다. 그 목록 : <고양이>, <PORORO1>, <PORORO2>.(물론 이 계열에 연대기적으로 앞선 <꿀벌>, <개구리> 또한 포함되어야 한다. 아울러 다음 장에서 언급될 풍선 삼부작과 <비너스의 탄생> 역시 '풍선 연작' 계보의 한 축을 이룬다.) 우리가...함께 본 첫 작품 <광대>이후 변검술과 마리오네트(인형극) 그리고 변신 모티프의 진화 끝에 여기에 다다랐다. 화가 K는 풍선 연작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그가 그린 '풍선들'은 '마네킹들'의 세계와 다르지 않다. 화가 K는 <광대>와 <마술사> 그리고 신호등을 그린 <걷는 사람, 서있는 사람>(2011), <쇼보-어서 오세요>, <김경수씨>, <이진숙씨>, <김보민씨-어서 오세요>에서 마네킹화의 진수를 보여준 바 있다. 마네킹들은 화가 K의 손길 아래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지만 결국, 그들은 마네킹으로 수렴된다. 하나의 마네킹에서 분화된 그들은 서로 다른 외관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패턴 속에 놓인다. 그것은 중얼거림 같고 하품 같은 것이다.(정영문) 반복의 반복 혹은 복제의 복제 같은. 이것은 통념과 달리 심화도 아니고 작위도 아니다. 오로지 지루함, 한없는 지루함만이 끝없이 지속될 뿐이다. 그것이 마네킹의 세계이다. 나의 그림 해석은 여기에서 멈추어야 한다. 화가 K는 '마네킹 연작'에서 '풍선 연작'으로 곧장 나아간다.

9-2
그림 속 세계와 달리 우리의 일상적 지각은 모호함으로 가득차 있다. 화폭 밖 실재 세계는 그림과 다른데 실재계는 간단명료한 기하학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현실 세계는 선 안에 가둘 수 없고 면으로 정의 내릴 수 없다. 캔버스의 유혹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시각체험의 단순화. 물론 화가 K는 통상적인 시각체험의 단순화에 매몰되지 않는다. 그는 이전 작업에서 인간과 자연의 상호대차대조표에 대해 치밀한 고증을 한 바 있다. 그가 택한 시각체험의 단순화는, 역설적인데, 현대사회의 복잡성을 단번에 허물며 그 중심으로 육박해 들어간다. 화가 K는 마네킹 이후 오브제로서 풍선을 전면에 등장시킨다. '고양이','펭귄1','펭귄2'가 그것이다. 앞서 오브제로 사용됐던 '마네킹 연작' 또한 큰 틀에서 '풍선 연작'과 등가로 읽어야 한다. 그것들은 화가 K의 화폭을 채울 주요 부품이다. 오브제(마네킹,풍선)와 세계 사이에 아날로지(유비)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그 둘은 가깝고 친연성을 보인다. 화가 K의 그림세계는 풍선과 마네킹이라는 내연기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풍선/마네킹은 세계의 질료처럼 보인다. 이중의 세계를 기억할 것. 화폭 안 세계와 화폭 밖 세계. 이 지점에서 점핑이 필요하다.

9-3
당신은 '세계'가 '자본주의 세계'의 약어임을 본능적으로 안다. 당연하지. 화가 K가 '고양이'라고 이름 붙인 저 작품은 키티다. 직유로 말해보겠다. 소녀들은 키티다. 마찬가지인데 '펭귄1', '펭귄2'는 뽀로로다. 소년들은 뽀로로다. 키티와 뽀로로. 풍선 앞에서 아이들이 열광한다. 마네킹이 어른들의 월드라면 풍선은 아이들의 월드다. 이야기를 풍선-뽀로로/키티로 좁혀보자. "그들은 죽을 수 있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살 수 있기에는 너무 죽어 있다."20) 소년들에게 뽀로로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보인다. 키티 역시 마찬가지인데 그들은 죽어 있다고 말하기엔 너무 생생하다. 하지만 그들은 죽어 있다. 그들은 생물이 아니다. 그들은 풍선이다. 마네킹 또한 같은데 백화점 진열대에서, 그들은 생생하게 살아, 고객들을 손짓한다. 그들은 숨이 없지만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살아서 국경을 넘는다.

그것의 다른 이름은 유행이다. 유행은 있다, 라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언제나 생성 중이다. 게오르그 짐멜의 말이다. 유행은 추종하는 대중이 늘수록 가속화된다. 지그문트 바우만을 따른다면 유행은 물리적 셈으로 헤아릴 수 없다. 그것은 차라리 '사회적인 현상'이다.21) 유행은 변한다. 유행의 근본 동력은 끊임없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유동성에 있다. 끊임없는 움직임 혹은 생성. 유행의 끝은? 그것에 끝이 있을 수 있을까. 유행은 소비에 잇닿아 있다. 정식화해보자. 유행은 소비이다. 그것은 최소한의 소비와 거리가 멀다. 유행은 소비의 과잉을 불러일으킨다.

9-4
"결국 오늘날의 유행이라는 현상이 보여주는 갖가지 다양한 모습들도 마찬가지로 바로 저 영원한 인간 조건이라는 측면이 소비 시장을 통해 식민화되고 착취되는 과정을 통해 결정지어진 것이다."22)

화가 K는 바우만의 언술이 자신의 그림에 대한 비약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비약은 정당하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보자. 화가 K의 그림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내연기관(마네킹/풍선)은 위태롭다. 화가 K는 여기까지 왔다.

"풍선 풍선 풍선은 이름이 바뀌었는데도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 서운했다. 막 대하는 건 아니었지만 사랑받는 느낌도 없었다."(이제니 <분홍설탕코끼리> 인용)

20) 헌병철, <피로사회>, 문&지, 2012, 114쪽
21) 지그문트 바우만,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동녘, 2012, 137쪽
22) 지그문트 바우만, 앞의 책, 144쪽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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