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김진호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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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이진숙 씨/Miss. Lee
Name  
   artkee 
Homepage  
  http://www.artkee.com
File #1  
  DSCF1589.jpg (324.9 KB)  Download : 5
이진숙 씨/50.0x60.6cm/유화/2012
Miss. Lee/50x60.6cm/oil/2012

메이준갤러리


화실에 들어갈 때마다 이진숙 씨가 환한 얼굴로 나를 반긴다.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어쩔 때는 즐겁고, 때로는 슬프다.
이어지는 이정현 님의 글에서 <이진숙 씨>와 <김경수 씨>의 작품 제목이 바뀌었다. 하트장갑이 김경수, 별 장갑이 이진숙이다. 이 헷갈림은 애초에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을 뭐라 호명하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더 가혹한 일은 도록에서 이 둘의 몸이 좌우가 바뀐 채 인쇄되었다. 이 역시 필연적인 실수이다. 이 사회에서 이들은 아무렇게나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름이 뒤바뀌고 좌우가 바뀜으로써 이 그림 읽기가 더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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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현
8-1
'소녀마네킹'은 거리에서 많은 씨들을 마주친다. 소녀마네킹이 서있는 길 건너편에 '쇼보'가 상점 앞 노상에 서있다. 그는 빨간 모자에 회색부츠를 착용하고 유니폼을 두른 채 끊임없이 인사를 한다. 소녀마네킹은 순간 감정이입을 한다. 쇼윈도에서 한발짝만 걸어나가면 그곳이 자신이 서있어야 할 자리임을 느낀다. 소녀마네킹은 비록 쇼윈도 안이지만 그만 다행이라 생각한다. 행인들은 쇼윈도 안 마네킹에게 가끔 부러움의 시선을 던진다. 마네킹이 두른 갈색 슬립 때문이다. 소녀마네킹은 행인들의 은밀한 시선이 싫지 않다. 정정하자. 소녀마네킹은 은밀한 시선 아래 쾌감마저 느낀다. 길 건너 '쇼보'...는 천덕꾸러기다. 행인들은 쇼보를 손으로 툭, 치거나 발로 걷어찬다. 쇼보가 입은 제복은 행인들의 시선 아래 경원시 된다. 소녀마네킹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그만 다행이라 생각한다.

8-2
대각선 방향 모퉁이에 개업한 모 상점에 알바생이 보인다. 그들의 이름은 김경수, 이진숙이다. 시급 오천원을 받고 그들은 상점 앞에서 하하웃음을 짓는다. 원치 않는 웃음이고 웃을 수 없는 웃음이다. 얼굴에 가면을 두르고 노상을 향해 종일 하하웃음을 짓는 김경수씨, 이진숙씨가 가엽다고, 소녀마네킹은 생각한다. 별장갑 김경수씨는 꿈이 없다. 마찬가지로 라트장갑 이진숙씨는 사랑이 없다. 소녀마네킹은 꿈과 사랑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소녀에서 마네킹이 되었는데 저들은 비자발적으로 꿈과 사랑을 환급당했다. 소녀마네킹은 이 시대의 변검술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그 둘은 만날 수 없다. 꿈을 키울 수도 서로를 사랑할 수도 없다. 사실, 그들 또한, 마네킹이다. 시급 오천원으로 이룰 수 있는 꿈은 어느 곳에도 없다(고 감경수씨는 말한다). 시급 오천원짜리 사랑은 마네킹사랑에 불과하다(고 이진숙씨 또한 말한다). 소녀마네킹은 이 모든 풍경이 우스꽝스럽다.이진숙씨와 김경수씨를 따라 하하웃음을 지어본다. 물론 마네킹은 얼굴이 없기에 소녀마네킹의 웃음은 상상웃음이다. 소녀마네킹은 김경수씨와 이진숙씨의 이형판본이다. 서로의 자리에 괄호를 치고 뒤바꿔도 상관없을 것이다. 그들의 얼굴을 두른 가면 앞에서 행인들은 익명 처리 된다. 사람이 아니므니다.

"나는 투명인간이다. 옷을 입지 않는다
모든 게 남들과 똑같은데 얼굴만 없다면
그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문제는 아무도 보지 않는데
부끄럽다는 것."(이은규 <지나친 사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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