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진호의 자유게시판

안과 밖 2

기김진호 (Homepage)

2003-12-10 15:40:06, 조회 : 2,800, 추천 : 622

===안과 밖 2===

길을 걷다가 어느 전자제품 조립공장 작은 창문으로
그 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납 연기 자욱한 실내에 솔벤트 벤젠냄새가 코를 찌르고
창백한 여 공원들의 쉴 틈 없이 일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지금 저 안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조립된 카세트의 아름다운 선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어느 방직공장 작은 창문으로
그 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섬유먼지 뿌연 실내에 누군지 분간하기 어려운 노동자들의
실루엣이 바쁘기만 합니다.
잔업에 특근에 베틀 도는 소음에 가는 귀가 먹은 지 오래입니다
한 달 살라고 주는 월급으로 한 달을 살아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 저 안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저 옷값 싸면 그만입니다.

돌아가는 작업대에 매달리는 안에 있는 사람들
밖을 볼 틈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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