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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직 갈 길이 멀다.
artkee  (Homepage) 2015-08-25 20:01:18, 조회 : 669, 추천 : 181

'아르떼365'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www.arte365.kr/?p=44547

[칼럼]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2005년부터 시행한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이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2015년 현재, 국악·연극·영화·무용·만화애니메이션·공예·사진·디자인 등 8개 분야 예술강사 4,900여 명이 전국 8,200여 개 초·중·고등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이 지금까지 공교육 현장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예술교육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어떠한지 곰곰이 따져볼 시점이 되었다.


<교실 속 예술인들>

지난 10년 동안 이 사업이 학교 예술교육 풍토를 크게 개선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유명무실한 학교 예술교육에 한 줄기 숨통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는 평가될 만하다. 학교에 각 분야의 전문 예술인들이 투입됨으로써 최소한의 예술교육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하겠다. 교실 속 예술강사들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전문적인 예술영역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갖게 되고 현직 교사들은 예술의 교육적 의미에 대하여 인식을 환기할 수 있었다. 예술강사 자신도 본인의 전공 분야가 지닌 교육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창작활동의 경제적 토대를 다지게 되었다. 그동안 예술강사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며 일군 성과들은 또렷하게 시야에 들어오거나 수치상으로 확인되기보다는 학교교육 전반에 넓고 깊게 흡수되어 학교와 교실을 더욱 풍요로운 공간으로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고 본다.

예술강사 지원사업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각 급 학교에서 공짜로 수업을 지원받는다는 차원에서 예술강사 신청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보니 이 사업에 대하여 학교 구성원들의 이해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게다가 학교 교육과정에 맞추느라 일정하지 않은 수업 시간, 다양한 연령대의 수준 차이가 심한 학생들, 기계적인 수업시수 배분, 부족한 기자재, 예술교육에 부적절한 공간, 외형적인 성과나 결과물을 기대하는 학교 분위기 등 교실 속 예술강사가 겪는 어려움은 한둘이 아니다. 예술강사 다수는 외딴 섬처럼 홀로 예술교육을 수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변화하고 협력하고 연계하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술강사와 학교 교사의 협력적 관계가 필수적이다. 양자가 서로의 전문 영역을 바탕으로 교류의 폭을 넓힘으로써 상대방의 역할에 대해 이해를 높일 때 밀도 높은 예술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예술교육은 지도교사의 예술적, 교육적 전문성을 모두 필요로 한다. 현직 교사들의 예술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예술강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예술강사 역시 교육 일반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 현직 교사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하나의 대안으로서 예술강사와 현직 교사들이 함께하는 예술교육 동아리 활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분야별로 동아리를 활성화하여 다양한 연수 기회를 가짐으로써 구성원 상호 간에 수업 혁신과 예술 분야의 숙련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 수 감소 추세에 따라 늘고 있는 교내 유휴 공간을 예술교육에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자. 문화예술 인프라가 갖춰진 환경에서 예술교육을 진행하고 발표할 수 있다면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학교 구성원들이 매일 드나드는 중앙 현관을 리모델링하여 ‘신남갤러리’를 설치했다. 잘 보지도 않는 갖가지 학교 홍보물을 걷어낸 공간에 조성된 갤러리에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미술인들의 작품 전시회가 연중 계속되고 있다. 갤러리 외에도 빈 교실에 음악이나 연극을 공연할 수 있는 소극장을 만들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게 한다든지, 스튜디오를 꾸미고 영상, 음향 관련 기자재를 갖춘다든지 하는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편, 지역사회와 연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생각해봄직하다. 이는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자원을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학생들이 자신의 실제 생활과 예술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게 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이 단지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관련한 예술 활동을 기획하고 통합적인 활동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는 경험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할 필요가 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상에서 언급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술강사들의 처우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제한된 시수로 인해 예술강사들이 이 학교 저 학교로 옮겨 다니면서 단발적인 프로그램 위주로 예술교육을 진행하는 현실에서는 이 사업의 본래 취지가 살아나기 어렵다. 보다 안정적인 예술교육을 위하여 환경은 물론 정책, 제도 등의 지속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예술강사 지원사업이 학교 현장에 바르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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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호
화가로서 지금까지 15차례의 개인 작품전을 열었고, 24년 째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실시하는 예술강사 및 교원 연수의 강사로 활동해왔다. 저서로 『기진호의 만화로 생각하기』가 있다.
개인 홈페이지 http://artkee.com 이메일 artk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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